2010년 1월 25일 월요일

구글의 첫 스마트폰, 넥서스 원


어제 구글에서 직접 만든 첫 번째 스마트 폰인 넥서스 원을 만져볼 기회가 있었다.
자세한 하드웨어의 스펙은 여기를 참고하기 바라고 간단한 느낌만 적어볼까 한다.
만져본 제품은 SIM 카드가 없어서 단순히 PDA로만 동작하여 실제 폰 화면은 써보지 못했다.

사진처럼 - 아이폰으로 찍은 것이라 화질은 양해바란다 - 넥서스 원은 안드로이드 마크가 찍힌
파우치 안에 들어있었으며 꺼내보니 아이폰보다 약간 더 좁고 위아래로 긴 단단한 느낌이 들었다.
잡는 부분의 재질은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으로 찍은 듯한 금속성 느낌이었다.

하단 끝부분에는 블랙베리처럼 작은 스크롤 용 트랙볼이 있어 한 손으로 다루거나 장갑을 끼었을
경우에는 무척 편리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인 중에 블랙베리 사용자는 이 트랙볼 때문에
아이폰의 멀티터치가 안부럽다는 사람도... (결국 아이폰과 같이 들고 다니는 듯)

하단은 Palm 처럼 화면 밖에 터치로 동작하는 네 개의 버튼이 있고 모든 것은 WVGA(800 x 480)화면
에 들어 있었다. 아이폰의 480 x 320 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해상도라 화면이 훨씬 더 정교하였지만
일관된 폰트 크기나 디자인적인 측면은 기존의 PDA를 보는 것과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위 사진의 메인 화면의 성운은 서서히 돌아가는데 화면을 스크롤하다보면 내 손가락에 따라 성운의
방향이 조금씩 바뀐다.

자세히 써보진 못했지만 멀티 데스크 탑처럼 앱의 아이콘을 5개의 영역에 배열할 수 있고 가운데
바둑판 아이콘을 누르면 여러 개의 아이콘을 모아서 원하는 기능을 찾을 수도 있었다.

화면 스크롤은 아이폰 만큼 부드럽지 못하다. 여타 제품에 비해서 매끄럽긴 하지만 스크롤 중간에
다른 태스크로 전환되는 듯한 화면이 튀는 느낌이 있다. 아이폰과 달리 UI 처리에 최우선 순위를
주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안드로이드의 UI 처리 구조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공부를 하지 않았으니
속단은 금물이다) CPU가 아이폰보다 빠르니 더 부드러워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하드웨어 가속이 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CPU 속도와는 큰 차이가 없다. 최적화 보다는 무엇이 더
중요한가 라는 질문에 따른 설계 철학의 문제라 본다.

멀티터치가 가능함에도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는 멀티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도
애플의 특허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두 손가락으로 사진을 줌 인/아웃을 하는 동작을 꼬집다는 뜻의
pinch 기능을 쓰지 못하는 것은 무척 아쉬운 것 중의 하나다.
(얼마전 옴니아2에서 박진영 씨가 두 손가락으로 웹 브라우저를 확대하려고 무척 애쓰는 것을 보면서
웃었는데 옴니아2에서도 pinch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다른 브라우져를 올려서 멀티 터치 브라우징이 가능하게 한 사람도 나왔으니 조만간 해결책이 나오
지 않을 까 생각한다.


뒷 면은 500백만 화소의 플래시를 장착한 카메라가 달려있다. 사진의 오른쪽에 보이는 슬릿 구멍은
스피커 구멍이다. 아이폰처럼 하단에 스테레오로 달려있지 않고 뒷 면에 하나만 달려있는 것이 특이했다.

뒷면 케이스에 그려진 그림은 구글 직원들에게만 제공된 것에만 그려져있다고 하는데 안드로이드가
흔드는 깃발안의 2차원 바코드가 무척 궁금했다. 내 아이폰의 앱에는 2차원 바코드 리더가 없어서
결국 넥서스 원의 카메라로 인식해서 무슨 의미인지 알아냈다. 마지막 사진이 그 내용이다.


배터리 교환을 위해 뒷 면 커버가 분리되는데 금속 재질은 아니었다. 안테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하단 부분도 부드러운 코팅이 된 플라스틱으로 보인다.
가운데 얇은 배터리에는 HTC innovation 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기계식 줌이 달린 카메라와
LED 플래시, 스피커를 볼 수 있다. 앞의 사진에서는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데 왼쪽에 아주 작은 구멍이
케이스에 나 있는데 노이즈 캔슬링을 위한 마이크라고 한다. 그래서 통화 중에 환경음을 제거하여
통화 품질이 좋다고 한다.
아랫쪽에는 4GB 마이크로 SD 카드와 SIM 카드를 꼽을 수 있는 곳이 보인다.

배터리 탈착이 가능하므로 사용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안심일 것이다.
하지만 배터리 탈부착이 가능하면 충격에 의해 배터리가 갑자기 튕겨져 나가는 위험이 있어서
동작 중인 스마트폰에게는 치명적인 문제 - 갑자기 전원이 나가면서 생기는 플래시 파일 시스템
크래시나 미처 플래시에 저장하지 못한 정보의 손실 - 로 인해 AS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이나 아이팟에서 배터리 교체를 전혀하지 않는 이유 중에 의도치 않은 전원 차단으로
인한 시스템 크래시 방지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아예 하드 리셋 버튼 구멍 - Palm을 쓴 사람들은
시스템이 먹통이 되면 이 리셋 버튼을 눌러댔다 - 을 없애 버린 것도 갑작스런 리셋이나 전원 차단을
막겠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통제하겠다는 애플의 철학과도 일치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그런
철학을 가지지 않았으므로 일반 PDA와 같다. 휴대폰 처럼 함부로 배터리를 빼지 않기 바랄 뿐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뒷 면에 있던 2차원 바코드를 넥서스 원에서 인식 시킨 화면이다.
http://www.android.com/holidays 라는 링크가 인식되는데 실제 가보면 www.android.com 으로
바뀐다. 아마도 기획되었다가 취소된 사이트로 보인다.
인식한 URL을 세 가지 방법으로 전송하는 화면이 떠 있는데 브라우저를 선택하였으면 WebKit 기반의
웹 브라우저가 뜬다. 아직 크롬이 아닌 것이 의아한데 아마도 크롬이 나오기 전부터 최적화
된 것이라 계속 쓰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주 잠깐 만져본 것이라 사용기까진 아니고 만져본 소감기 정도라 보면 될 것이다.
지난 주에 국내 첫 개통자도 나왔으니 조만간 많은 사용기를 웹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루